「미운 오리새끼」, 흉물에서 랜드마크로... “고양 아쿠아 스튜디오”
2009년 6월 미국의 가장 번화한 도시중 하나인 뉴욕의 맨허튼에는 전세계 어디에도 없는 랜드마크이자 이색적인 공원이 생겨났다. 「하이라인 파크」라 불리우는 이 공원은 맨하튼을 가로지르는 20km의 거대한 공중정원이자, 21세기의 센트럴 파크라 불리며 현대 낭만의 대명사인 뉴요커들의 생활 속 쉼터가 된 곳이다.
하지만 재미있는 사실은 이 하이라인은 불과 몇 년전인 2006년까지는 뉴욕의 골칫거리 흉물이었던 버려진 고가선로였다는 것이다. 1930년대 뉴욕의 성장과 함께 물류를 위해 미트팩킹지역과 웨스트 첼시, 헬스키친/클린턴 바로 앞쪽 웨스트 34가부터 갠즈보트가에 이르는 전체길이 20km의 22개 블록에 걸쳐 건설된 산업철도는 주요 운송수단이 철도에서 트럭 등으로 바뀜에 따라 점차 그 존재가치를 잃어가다 1980년대에 이르러 마침내 버려진 시설이 되고 말았다. 한때 뉴욕 부흥의 상징이었던 「하이라인」은 녹슬고 잡초가 뒤덮힌 쓰레기장이 되어 흉물로 취급받게 되었다.
21세기에 들어 도시 흉물의 철거에 대한 강한 여론이 일던 때에, 도시재생시설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부 사회단체에서부터 「하이라인」의 보존 운동 역시 일어나게 되었고, 이제 폐선로는 맨허튼의 랜드마크가 되어 뉴요커들의 자부심 중 하나가 되었다.
우리는 너무 빨리 달려와야 했다. 남들보다 시작이 늦었기에 뒤를 돌아볼 여유도 없이 그렇게 계속 개발, 발전의 구호를 외쳐야만 했다. 과거의 향수를 뒤돌아 볼 여유가 없다보니, 어느새 암묵적으로 그 “과거”는 어딘지 모르게 부끄러운 “치부”가 되고 만 것은 아닐까...
재래시장이 대형할인매장에 자리를 내주고, 청계천이 그러했듯, 도시의 흉물은 언제 그랬냐는 듯 싹 밀어버린 채 현대적이고 인공적인 구조물이 그 자리에 들어왔다. 도심 속의 휴식공간이 생긴 것은 기쁜 일이나, 그곳에 있었던 ‘과거’의 존재나 향수는 남아있지 않다.
하지만 여기 고양시에서 그러한 도시재생의 첫 걸음이 시작되고 있다. 고양시 덕양구 오금동에 소재한 폐정수장은 2000년 제 기능을 잃고 문을 닫고서는 녹슬고 썩어가는 장비만 덩그러니 남은 채 잊혀져 가고 있었다. 고양시는 이러한 폐정수장을 리모델링하여 한국 영화업계의 숙원이자 장차 고양시 방송영상산업 발전의 주춧돌이 될 「고양 아쿠아 스튜디오」를 오는 6월 20일 개장한다.
총 3단계로 계획되어진 「고양 아쿠아 스튜디오」의 첫걸음은 그렇게 화려하거나 많은 돈이 투자되지는 않았다. 조금은 조심스럽고 단촐한 한걸음이지만 이는 고양시, 아니 우리나라의 도시재생시설의 가능성을 여는 많은 의미가 담긴 시작이다. 앞서 예를 든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처럼, 어쩌면 산업적인 측면의 기여를 본다면 그보다 더욱 가치있는 고양시의 자랑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종착에는 유니버셜 스튜디오 같은 「영화세트 테마파크」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하니, 또 이런 「미운 오리새끼」의 백조가 또 없을 것이다.
「고양 아쿠아 스튜디오」는 동북아 최대 규모의 수조 촬영장으로서, 25,905㎡의 부지에 3개의 특수촬영 수조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중 제일 큰 수조는 가로 58m, 세로24m, 깊이 4m에 이른다. 또한 8동의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촬영에 필수적인 특수장비업체, 수중촬영전문업체, 영화미술업체, 후반작업 업체 등의 촬영지원 업체의 입주에서부터, 영화촬영 스텝들이 쉴 수 있는 숙소 및 식당까지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지원시설을 보유한 대규모 수조 촬영장이 서울에서 1시간 거리도 안되는 고양시에 생겨나게 됨으로 인한 경제적 이득은 매우 클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소형 수조스튜디오는 있었으나, 「타이타닉」과 같은 대형선박이 나오는 장면이나 대규모 폭발장면 같은 것은 일반스튜디오에서 진행이 불가능하였기에 해외 수조스튜디오에 비싼 비용을 지불하며 나가야 했었다. 하지만 「고양 아쿠아 스튜디오」의 개장으로 인해 비교도 안되게 저렴한 가격으로 보다 수준 높은 영화, 드라마, CF의 제작이 가능해졌다. 실제로 흥행행진을 벌였던 윤제균 감독의 영화 「해운대」도 세트장이 건설되기 전 이곳에서 촬영되었으며, 6월 20일 개장과 함께 설경구, 손예진 주연의 김지훈 감독의 영화 “타워”가 촬영을 시작하게 된다. 또한 입소문을 타고 그 이외의 영화 촬영들이 예약됨으로써, 개장도 하지않은 지금 이미 당초 목표로 잡았던 올해 운영일수를 달성하여, 그동안의 필요성에 대한 반증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고양 아쿠아 스튜디오」는 국내뿐만이 아니라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의 위탁운영으로 해외마케팅을 통한 영화촬영 유치활동을 펼쳐 방송영상산업 발전 뿐만 아니라 관광 및 숙박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미운오리새끼」에서 백조가 된 고양정수장, 아니 「고양 아쿠아 스튜디오」의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되는 바이며, 나아가 3단계 계획 이후 고양시의 방송영상 테마파크, 고양시의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기대하여 본다.